우연

길을 걷고 있었어.

사람들이 아주 많은 길.

서로 부딪치고, 조금씩 밀치면서 사람들은 걷고 있었어.

난 그 틈에 끼어 있었던 거야.

그렇게 그 길의 한 가운데에 나도 있었어.

그리고 정말 우연히 너도 그곳에 있었지.

나는 걸었고, 너 또한 어딘가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겠지.

같은 공간이란 우연을 넘어 우리는 그렇게 마주친 거야.

난 너를 발견했고, 넌 나를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지만.

그렇게 너는 나를 지나쳐 수많은 사람들 사이로 사라졌고,

난 그 모습을 끝까지 바라보았어.

조금씩 아웃 포커싱되는 너의 뒷모습을 말이야.

아주 잠시 동안 멈췄던 시간은 다시금 흘렀고,

그리고 난 다시 갈 길을 향해 걸을 뿐이었지.



by wind | 2008/04/17 23:44 | 단상(斷想)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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